손목시계의 배터리교체를 맡겼는데 시계방주인이 실수를 해서 뒷쪽 커버에 크게 흠집이 나게 되었습니다. 정품으로 바꾸는걸 문의했더니 10만원 정도 비용이 들더군요.
그래서 청구를 했는데 자기 잘못은 없다고 하면서 지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이렇게 금액이 소액일 때에는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중재요청을 우선 신청해보는게 좋습니다. 강제력은 없지만 별도의 추가비용을 들이지 않고 적정선에서 타협을 봐서 문제가 커지는걸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민사절차를 통해 회수해야합니다.
보통 이 경우에는 채무자인 시계방주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모르니 소액심판청구소송을 걸어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청구금액이 몇십만원 소액이면 인지대는 얼마되지 않지만, 송달료는 금액과는 상관없이 4만원 정도 됩니다. 이렇게 송달료가 비싼 이유는 일반 우편으로 보내는게 아니라 등기처럼 당사자나 그 가족 등에게 직접 전달해주기 때문입니다.
민사소송이 길어져서 여러번 송달해야할 수 있기 때문에 몇회분을 미리 받아두는 것입니다.
이런 소송비용은 패소자 부담원칙이라서 추후 승소 이후에 같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으로 고려해야할 부분은 회수가능성인데.. 시계방주인이 상대방이라서 승소만 하면 돌려받을 가능성은 아주 높아보입니다.
자기 명의로 가게가 있을테고 신용도 괜찮을테니 압류까지 당하는걸 원치 않아서 패소까지 가기도 전에 그냥 지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인지대와 1회 송달료 정도는 손해보더라도 손해액을 받았으니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은 송달료는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계방 주인이 제대로 대응할 경우입니다.
사실 얼마 안 되는 돈이니 대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채권자(원고)와 마찬가지로 소액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라도 소송경험이 제법 있다거나, 가족 중에서 지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의신청을 하고 제대로 대응하겠죠. 이렇게 되면 절차는 복잡해지고 길어집니다.
피고(시계방주인)는 자신은 실수하지 않았음을 주장할 수도 있고, 자기 행위임은 인정하더라도 중고품에 정품교체비용 10만원을 모두 자신이 부담하는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는 나름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흠집난 수준의 피해를 이유로 완전 새제품으로 바꾼다면 소유자만 대박나는거죠. 기존 중고품 상태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선 소유자가 초과이득이 생기는 부분이라서 그 금액을 부담하는게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고쪽에선 이런 주장들을 반박할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통화녹음, 문자메시지, 시계수리관련 청구서, 수리 전후 사진, 정품회사에서 작성해준 견적서 등 모두 자료가 될 수 있죠.
과연 승소할 수 있을 것인가? 중도에 포기하거나 가운데 금액 정도에서 합의를 볼 것인가?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불확실함 전체를 고려해서 소액소송을 신청할지 여부를 결정해야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경험삼아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소액으로는 승소가능성이 아주 높다라고 판단하더라도 실익은 거의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장작성 등으로 시간소요도 만만한게 아니고, 일이 꼬일 경우엔 추가비용만 더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현실적으로 본다면 10만원 정도의 금액으로는 소송까지 안 가는게 더 나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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