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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게임

모종 키우기, 스티로폼 박스를 사용하세요

작년에 시골로 이사를 오면서 호박 등의 모종을 키울만한 작은 비닐하우스를 만들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헌집철거가 미뤄지고, 아직 수리해야할 부분도 많아서 올 봄엔 만들 수 없겠더군요.

그래서 대체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스티로폼 박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에 마늘을 심어야하는데 시기가 좀 늦어서 신선식품이나 냉동식품을 배송할 때 포장재로 많이 사용되는 스티로폴박스를 이용했습니다.

박스 아랫쪽에 드라이버 같은 걸로 구멍을 송송송송 열댓개 뚫어서 물이 빠질 수 있게끔 해두고 흙을 담아서 거기다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뚜껑까지 덮어놓으면 밤에도 보온이 되어서 발아되고 싹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쉽게 작은 온실, 비닐하우스를 대신 할 수 있는거죠.

 

 
그걸로 지난 늦가을에 마늘을 한번 키워서 밭에 옮겨심었습니다. 그리고 한번 더 심었는데 시기가 너무 늦어서 싹이 안 나더군요. 그래서 그냥 두면 혹시나 날까 해서 그냥 방치해뒀습니다.

그러다 어제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오늘 뚜껑을 열어봤더니 마늘들이 다 싹이 자라나 있네요. 근 3개월 물도 안 줬는데도 파릇파릇. 정말 신기합니다. 아마 스티로폼박스가 수분을 빠지는걸 막아서 3개월을 잘 견뎌낸게 아닌가 싶습니다.

벌써 3월, 진주에 살 땐 이웃집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부지런하셔서 지금쯤이면 비닐하우스에서 여러가지 모종을 키우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 합천은 아직 날씨가 덜 풀려서 그런지 아니면 이웃분들께서 텃밭을 별로 기르지 않으셔서 그런지 분위기가 아직 겨울 같습니다.

저희도 느릿느릿 이제서야 밭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전 집주인이셨던 할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셔서 몇년간 방치되었고 산비탈에 만든 작은 삐딱이 밭이라서 그런지 잡초를 정리하고 가는데 돌멩이가 많이 나오더군요. 짬짬이 시간 내서 3월 중순까진 끝내고 거름도 한번 뿌려야겠습니다.

산비탈이라서 발육이 늦을테니 모종을 키워서 심는건 필수가 아닐까 싶네요. 스티로폼 모종박스를 몇개 더 만들어서 봄 모종 키우는데 사용해야겠습니다. 요렇게 하면 모종 용도로 비닐하우스는 안 만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잎깻잎, 당근, 브로콜리, 비트, 서리태, 약콩, 파, 호박, 감자, 고구마는 진주에 살 때 한번씩 다 키워봤습니다.

 

 
당근은 필히 땅을 깊게 갈아서 심어야 되더군요. 얕게 갈았더니 뿌리가 깊게 못 자라서 성장을 제대로 못하더군요. 그리고 브로콜리는 노천에서 장마에 비를 맞으면 금방 꽃이 피면서 상태가 안 좋아집니다. 씨는 안 생기더군요..;;

나머지는 정말 키우기 쉬웠습니다. 콩은 진드기가 생길 수 있는데 마요네즈에 물을 1:10 비율로 섞어서 진드기에게 직접 뿌려주면 제거하는데 효과가 좋습니다.

올해는 거기에다가 오색보석 옥수수씨앗, 쪽씨, 자이언트 호박씨도 있어서 키워볼 생각이고, 고추, 토마토도 추가로 키워볼까 합니다. 훔.. 밭도 얼마 안 되는데 이렇게 많은 종류를 키우는 건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뭐 소량 다품종으로 키우면 저희가 자급자족하기엔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